니알라토텝의 가면들 미국편 후반부 후기와 탐사자의 죽음에 대해
10/11에 올렸던 미국편 전반부 후기( https://fusetter.com/tw/2NBPvcWL#all )에 썼던 내용과 연계하여...
'마음속에 죄책감을 가진 채, 일단 엘리어스를 죽인 놈들을 잡고(잡아서 어떡할 것인가? 범인을 잡아족친다고 엘리어스가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라는 부분은 아마 당장은 생각하지 않으려 머릿속 한 구석으로 밀어둘 것 같습니다.) 그가 남긴 유지를 이어받아 임한다...'
그래서
마참내 엘리어스의 복수를 이룬 버나드의 심정은?
약간 허무하기도...약간 이런 류의 복수는 버나드도 인생 최초일 것 같네요. 전쟁은 그런 단어가 성립하기 어렵고...전염병 또한 원망할 대상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신앙심이 깨졌겠죠)
친구를 죽인 사교도놈들 배때지도 찢어주고, 무고하게 누명을 쓴 이도 구했지만...
그것만으로 남겨진 이로서 책임을 다 했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엘리어스가 편지로 '자기가 못다한 일을 마저 해주길 바람'이라는 구체적인 부탁을 하기도 했지만...그게 아니더라도 어떤 허무함에서 한동안 벗어나지 못할 것 같네요. 결국 그 허무함 때문에 엘리어스의 부탁을 끝까지 들어주겠다고 결심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반부까진...아니 후반부세션 중반까지도 이자식...뉴욕 한복판이라고 방심하고 있었는데 이제 빼도박도못하게 신화생물 목격했죠? 일시적광기왔죠??? 이제 정신 바짝 차리고 가는거다?? 호에에 아무고토모름 안된다?? 너임마...음다리한테 심장터져죽을뻔했어 임마...이 후기 쓰기 전에 수호자룰북과 대마도서를 보면서 어떤 주문에 당했던 건지 마음속특등석에 버나드 앉혀놓고 같이 읽었습니다. 경각심을 가지렴...
버나드 이새끼....저번 후기에
'기본적으로 정을 쉽게 주는 무른 성격의 캐릭터라 앞으로 만날 인물들 중 정을 줄 만한 이들이 더 생긴다면 미래를 지키기 위해 움직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 같네요.'
라고 써놨는데, 막상 가상인터뷰( https://fusetter.com/tw/dUZpRfoZ#all )를 해봤더니 이자식...쉽게 주긴 해도 깊게 주는 건 피하려고 하네??
전쟁+전염병크리로 고향&가족초토화사건 때문에 붕 뜬 채 살다가 페루편 이후로 마음 다잡고 현실에 발 붙이고 살게 된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페루편시절의 정신상태가 심각했고(물론 캐짜면서도 수동적자살사고있는 캐릭터라는 걸 알긴 했지만서도), 미국편시점에선 그냥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딱히 삶에 대한 의지나 열정은 부족한 경증환자...라는 느낌인걸?
물론 삶에 대한 의지나 집착이 부족하니까 신화생물 같은 걸 보고 나서도 계속 이 모험을 이어나가는 게 상대적으로 쉬울 수도 있겠습니다만...
뭐랄까...인터뷰 해 보니까 여전히 현실에 발 붙였다기에는 약간 모자란 듯한 느낌이었어요. 아니지, 페루편 시절엔 현실에 발을 못 붙이고 붕 떠 있던 거라면, 미국편은 현실에 발을 붙이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가 정확하겠네요. 그래서, 타인과 정을 주고받는 것을 꺼리지 않으면서도 엄청나게 깊은, 소중한 관계가 되는 것만큼은 피하려고 하는 상태입니다. 종이인형주제에 자아가 강하네요... 근데 '친구가 뉴욕 한복판이라는 일상적 공간에서 살해당한다'라는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지금만큼 이렇게 깊은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을 것 같다...페루 이후 4년간 아물어가고 있던 상처가 거하게 덧난 느낌.
'버나드는 정을 쉽게 주니까 자신에게 몇 안 남은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세계를 지키는 싸움에 기꺼이 목숨을 걸 수 있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복수를 해내고 나니까 '타인과 원만하게 지내지만 어느 선 이상으로 가까워지는 것은 두렵고, 딱히 삶의 목표나 의지랄 게 별로 없으니까 마침 위험한 일을 부탁도 받은 김에 해보자'라는 식이네요. 좀 나아졋다 뿐이지 페루편과 근본적으로 달라지진 않았구나. 난 네가 이 탐사자파티의 유대감향상이벤트 발생버튼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가상인터뷰에서 페루편과 미국편 대답이 꽤 다르다...라고 생각했는데 첫 번째랑 두 번째 질문 말고는 결론적으론 크게 달라지지 않음...특히 유언은 페루때나 미국때나 똑같은 게 인상깊네요. 야 너 앞으로 이런 유언 하려면 잘 죽어야겠다? 물론 페루 시절엔 그 당시 원했던 황당하고 허무한 죽음을 맞았어도 이런 유언 남겼겠지만?
아무튼 그래서 유언 희망사항도 접수했겠다, 버나드 본인이 원하는 죽음이 아닌, 플레이어가 만족할 수 있는 이놈의 죽음은 뭘까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생각해봤는데요. 제법 그런 유언을 남길 수 있을 법한 상황을 잘 협상(?)해서 생각해내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Mr. 버나드 딘에게 어울리는 죽음 Best 3!!
1. 혼자 폭탄을 끌어안고 사교도 소굴에 자폭 or 보스몹과 동귀어진 (공격형 사망)
2. 대신맞기로 누군가를 감싸고 사망 (방어형 사망)
3. 아무도 못 지키고 다 망해버려서 영구광기 상태로 자살 (배드엔딩형 사망)
번호를 달긴 했지만 꼭 1번이 1지망..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 같고 세가지 다 좋은 느낌을 줍니다. 물론 3번은 파티가 초토화되어야 가능한 죽음인 것 같긴 한데ㅋ 음...희망사항이니까 말은 해보는거죠()
번외로 역시 탐사자의 거울상인 사교도엔딩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는데 나름 이것도...한때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가 신앙이 깨진 인물이라는 설정이 있는 만큼, 코즈믹호러적 새로운 신을 영접하는 것도...괜찮을지도...?
앞으로의 난이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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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위험하지만 살아남을 가능성도 약간은 있는 정도가 좋다 ... 2점
많이 위험할 경우에만 좀 봐줬으면 좋겠다 ... 3점
위험하면 경고도 해주고 깜빡이도 켜주고 좀 봐주기까지 했으면 좋겠다 ... 4점
그냥 죽기 싫다 영원히 살겠다 ... 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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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3점일까...2점도 괜찮을 것 같긴 한데...
어떤 죽음이 제일 고트할까를 구체적으로 상상해서 시뮬레이션 해봤더니 좀 더 확실하게 캐릭터의 죽음에 대해 각오가 선달까...아니 약간 기대하게 된달까? 물론 그렇다고 뻘짓하다 지뢰밟고 사망~을 원하는 건 아니지만요...웃기게 죽으면 안돼...유언 못한다고
아직 못 푼 떡밥: 버나드의 슈뢰딩거의 신앙심~근데 이 부분은 저도 아직 좀 헷갈리는 듯...가상 인터뷰를 한 번 더 해봐야하나? 버나드씨 하느님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카리시리따위에 비할 바가 아닌)신화생물도 본격적으로 봤는데 세계관에 또 한번 붕괴가 오시는지? 아직 제정신을 못차려서 거기까지 깊게 생각할 겨를이 없으신건지?
이상 버나드의 심리상태에 대한 후기였고...
미국편...주주하우스 습격 이후의 엔딩씬이랄까...아직 미국편엔딩은 아니지만 제 1목표였던 엘리어스의 복수를 이룬 뒤의 장면이 너무 아름답고...사무치고...이 사건이 레이크와, 버나드와, 에논 각각에게 서로 조금씩 다른 의미로 변화를 안겨주는 것이 너무 좋네요...아...제가 그냥 1920년대니까~ 모자 쓴 초상화도 그려볼까?~라고 가볍게 레퍼런스 서치하다 마이클잭슨을 참고해서 그렸던 초상화가 이렇게 연출에 활용되다니...너무 보람차고 행복합니다...
사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감상이랄까, 느낌이랄까, 그런 것들을 저번에 그린 탐사자 초상화에 넣어서 그려보려고 했어요. 셋 다 각각 지향점이나, 사건에 임하는 자세 같은 것들이 저마다 달라서 구상하면서도 즐거웠습니다.
다음 세션은 다시 엘리어스가 남긴 자료와, 주주하우스에 남은 증거들로 돌아가서 다른 시나리오로 이어지는 내용을 하게 되는 걸까요? 기대됩니다. 얼른 세션날이 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