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스타 섭종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 /サイスタサ終について
*'중요 안내'가 섭종이라는 것을 상정하고 쓴 글입니다
*불호 주의
정말 솔직히 말하면
언제 섭종해도 이상하지 않을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1.5주년차 게임인데도 턱없이 부족한 악곡, 부족한 커뮤, 영양가 없는 얄팍한 스토리 분량, 느린 이벤트 텀, 비정기적인 뮤비 추가…. 아무리 가성비 운영이래도 정도가 있죠. 솔로곡도 추가하지 않고 있고, 지금쯤 메인스 3장 예고가 떠야 정상인데 아직도 안 나오는 걸 보면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지 않나요.
솔직히 현 매출만 보면 현재 사이스타의 가성비 운영에 이 정도는 감지덕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 금액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타 아이마스 게임과 매출이 비슷하다고는 하지만, (아마 엠스테 때부터 쭉 이어졌던) 적자와 신곡 제작비를 메꾸기엔 너무 부족한 게임이 아닌가 싶어요. 3D 뮤비 제작 속도가 느린 것도 제작비가 부족해서 아닌지. (유저 탓 아님. 과금할 컨텐츠를 제대로 마련해놓지도 않는 반남 탓임--)
정확한 건 방송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저는 사실 사이스타 자체가 너무 스트레스였습니다. 처음에 신작 게임이 나온다고 했을 때 품었던 기대와 달리 스토리가 기대 이하고 담당유닛 취급이 좋지 않아서 그다지 더 열심히 플레이하고 싶지 않은 게임이었어요. (그래도 이벤트도 뛰고 예의상 담당 쓰알 전부 4성 찍어줄 정도만큼은 열심히 했습니다 그냥 손 놓고 있지는 않았어요) 앞서 말했듯 컨텐츠가 부족하고 너무 부실해서 언젠가 금방 서비스 종료할 것 같다는 생각도 했구요. 그런데 이렇게 빨리 사형선고 비슷한 게 내려질지는 예상 못했네요
제가 사이드엠이라는 브랜드/타이틀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아이돌들의 서사입니다. 전개가 빠르지않고 자극적이지도 않지만 마치 아이돌들이 저와 실시간으로 쌓아 올려온 것만 같은 8년간의 꾸준한 성장 서사가 사이드엠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듀서가 한 발짝 뒤에서 아이돌을 서포트해 주며 함께 성장해 나아가는 프로듀서-아이돌 간의 관계도 한 몫 하구요.
하지만 사이스타는 그 강점, 사이드엠이 사랑받아 왔던 이유인 “서사”의 부재가 너무 커요. 마라톤이나 극중극 같은 긴 분량의 깊이 있는 스토리가 없는 건 물론이고 이벤트 텀도 너무 깁니다. 무엇보다 제가 이 캐릭터를 좋아하게 된 기본적인 설정과 이벤트, 사건, 모든 것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평행세계라는 이름으로 겉 껍데기만 같은 모습의 인물들이 같은 아이돌인양 행세를 하고 있는 게임이에요. 사이스타가 제게 스트레스가 되었던 가장 큰 이유가 기존의 입체적이고 성장 가능성이 있던 캐릭터들을 납작하고 단순하게 만들어서 평면화시켰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스토리 퀄리티도 떨어지고 일단 재미가 없어요.(ㅋㅋㅋ) 초반에는 “이제 처음이라 그렇구나”의 심정으로 소샤게와 비슷하게 성장해 나아갈 거라고 기대했는데, 8개월에 하코 한 번 받기도 힘들고 이제는 무작위 개별인선으로 진행하는가 싶은 이 게임에서 스토리로는 뭘 더 바랄 수가 없게 되었네요.
“게임이 다른데 서사가 다른 건 당연하지 않느냐”고 반박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도 그렇게 느끼는 분들이 많겠죠. 하지만 캐릭터성의 변화에도 정도가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게임이 달라서 서로 다른 오리지널리티를 추구해야 한다면, 소샤게 스토리를 애매하게 파쿠리하면 안되겠죠?? 그쵸?
예컨데
1. 사이스타의 모든 이벤트 스토리는 소샤게에 이미 나왔던 내용을 오마쥬 및 각색하여 새로 쓴 이야기입니다. 가장 최근에 열린 신곡 이벤트인 화이트데이 이벤트 “Precious Love”는 소샤게의 “화이트데이 2016” 이벤트를 오마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차라리 그대로 복붙을 하지 그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겉 껍데기만 비슷하지, 상대적으로 너무 부실해요.
소샤게 “화이트데이 2016”는 “렌-시키-레이’ 3인 조합이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의미 있는 이벤트입니다. 시키와 레이는 처음에 비협조적인 태도의 렌을 못마땅해하지만, 렌의 실력을 알아보고 댄스로 경쟁을 하기도 했던 쇼타의 말을 듣고 마음을 바꾸게 되는 한편, 렌과 카오루는 서로에게 쌀쌀맞긴 하지만 서로 자신이 가진 프라이드나 통하는 부분(?)이 있음을 알아채기도 합니다. 시키는 사무소에서 레이라는 동갑 친구를 처음 사귀어서 기뻐하고, 레이 역시 처음 사귄 친구라 감격하기도 하고요. 시키와 레이가 렌을 만나러 미치루의 라멘가게에 방문하기도 하고 특히 시키가 어떻게든 렌과 접촉하려고 부단히 노력을 합니다. 결국에 고양이를 계기로 더 가까워지게 되구요. 이렇게 소샤게의 스토리는 이렇게 모든 아이돌들이 스토리상에서 활약을 하고, 서로에게 영향을 끼쳐요. 이때 형성된 3인 조합이 나중에는 개인적으로 연락하고 노래방에 함께 놀러 갈 정도로 친해지게 됩니다.
그런 서사가 참 좋았는데……..
사이스타의 “Precious Love”는 어떤가요. 이 역시 시키-렌 양면인데다 두 캐릭터가 처음 만나는 스토리를 다루고 있어요. 시키가 끊임없이 렌을 찾아가서 고양이 패왕을 계기로 가까워지는 것도 비슷하구요. 하지만 플롯이 너무 단순해졌습니다. 시키는 못마땅해할 겨를도 없이 처음부터 렌을 너무 좋아하기만 합니다. 렌의 진면모를 깨닫게 될 기회도 없이 무작정요. 원래 렌은 다른 사람들이랑 협력하는 걸 잘 못 해봐서 서투른 아이였는데 단순무식하게 싸가지 없는 캐릭터가 됐습니다.;;; 나오와 크리스도 큰 활약할 기회를 못 받았구요. 다들 무작정 렌의 댄스 실력을 칭찬해 주기만 합니다. 입체적이고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던 각자의 캐릭터성이 없어지고 다들 납작하게 변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레이가 안 나와서 속상한 것도 있음… 저 너무너무속상함…..)
2.그냥 모든 캐릭터의 설정이 납작하게 바뀌었습니다. 이건 단순 캐붕을 넘어서 기존에 몇 년 동안 오래 파온 팬들을 기만하는 일이에요
예를 들어 가장 큰 피해자 중 하나는 시노노메인데
시노노메 소이치로는 화과자 장인 집안의 장남이고 화과자 역시 좋아했지만, 가업을 잇지 못해 큰 죄책감을 떠안고 스스로 집을 나간 캐릭터입니다. 출가 후에 자신이 몰두할 수 있는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 헤매다가 우연히 마주한 것이 케이크 만들기고요. 하지만 사이스타 생일 에피소드에서 묘사된 노메는 어떤가요. 처음부터 양과자를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부모님께 인정받지 못해서, 무작정 파티시에가 되려고 출가한 철없는 청년이 되었습니다. 장남으로서의 의무감, 남동생에 대한 죄책감, 그 무엇 하나도 보이지 않아요.
[소샤게의 경우]
카미야: …난, 시노노메는 졸업 후, 분명 파티시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소이치로: 후후… 그 시절에는 어쨌든 몰두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어요.
소이치로: 그게 우연히 양과자였던 거죠. 꿈도 아니고, 그냥 우연이었어요.
소이치로: 그리고 지금은 아이돌을 하고 있네요… 인생, 알다가도 모를 입니다.
(모바게 아이돌마스터 SideM ‘Marching Band Parade 2015’ 이벤트 중)
소이치로: …프로듀서 님께 형제 얘길 하는 건 처음일지도 모르겠네요. 제게는 남동생이 있습니다. 그는 지금 친가의 화과자 가업을 물려받기 위한 수행 중입니다. 본래는 장남으로서 제가 계승해야 했지만… 저는 단팥을 극복하지 못하고… 가업은 모두 동생에게 맡겨 버리게 됐죠.
「화과자 가업은 제가 이을 테니, 본가엔 돌아오지 마세요!」
전화 건너로, 동생이 농담조로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 (중략)
소이치로: 하지만… 저는 팥을 극복하지 못하고 가업에서 도망친 몸.
양과자 만들기에 대한 몰두도 죄책감을 무마하기 위해서라는 측면이 있었어요.
그런 제 말이, 설득력이 있을까요. 동생에게 와닿을까요…?
(모바게 아이돌마스터 SideM 시노노메 소이치로 Side Memories 중)
[사이스타의 경우]
소이치로: 세계 제일의 양과자 정도가 된다면, 분명 전 세계의 사람들을 미소 짓게 만들 수 있는 힘이 있을 테니까 말이죠. ……그건 그렇고, 부모님께 꿈을 인정받지 못하고, 집에서 도망쳐 나왔을 때는 고민했지만, 카미야에게… Café Parade라는 안식처가 꿈을 지켜주고, 지금은 315프로에서, 더욱 더 꿈을 향해 나아가려 하고 있어요.
(사이스타 아이돌 에피소드 중)
이게 과연 같은 캐릭터가 맞을까요.
원작을 충실하게 구현하는 걸 떠나서 이건 캐릭터가 본래 갖고 있던 개성을 깎아버리는 건데
심지어 조심스럽고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성격이었던 노메가 리버마스 스토리에서는 훌쩍 해외로 떠나버리는 행동력의 끝판을 보여주고 ㅋㅋㅋㅋ 본인은 자유로운 영혼 같이 보여도 노메한테는 항상 조심스러워서 구체적인 조언도 잘 하지 않는 카미야가 노메한테 뜬금없이 파리에 가라고 조언하질 않나 정말 당황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무조건적으로 똑같은 걸 바라는 건 아닙니다. 그치만 저는 적어도 사이드엠의 가장 큰 매력이 탄탄하고 꾸준한 서사라는 걸 알고 강점을 최대한 살린 게임을 구현해 주길 바랐는데, 제가 좋아하는 부분이 와장창 갈려 나간 느낌이라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실제로 신작 홍보할 때도 소샤게와 같은 스작이라는 점을 어필한 것을 보면 자신들도 스토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모양인데도 결과물이 이딴식이면…ㅋㅋㅋ 풀보이스를 핑계로 볼륨감 없는 얄팍한 서사를 낼 바에는 풀보를 안 하는게 낫다고 생각할 지경입니다
스토리 외에도 문제가 너무 많습니다 리듬게임으로서 부족한 게임성, 턱없이 부족한 곡 수, 페스 같지 않은 페스에 잦은 유료가챠팔이 등. 일러스트 퀄도 들쭉날쭉하고 의상도 안 예쁘고, 세상에 페스에 쓰알 확률업이 없는 가챠리듬게임이 어디 있나요. 페스전용돌도 분리한 주제에 확률 2배는 어려워도 4프로에서 6프로 정도로는 올려줘야 하지 않을까요
“돈 쓸 곳”을 제대로 마련해두지도 않는 주제에 돈이 안 벌린다고 섭종 때리는 건 너무 양심이 없어요. 적어도 유료가챠에 예쁜 의상이라도 달아주던가, 카드 개인 스토리를 주던가. 주먹구구식 가성비 운영 할 거면 어떻게든 소샤게만이라도 유지했어야지, 감당도 못할 리듬게임은 왜 이따구로 만든답니까.
벌써 3번째입니다. 포푸마스까지 포함하면 4번째 섭종.
그래서 신 게임…. 사이스타 다음에 후속작의 새 게임이 나온다고 해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지금까지의 섭종이 반복되는 행보를 봤을 때는 다음 게임이 나온다고 해도 못 믿겠습니다 대체 유저가 언제까지 이 IP에 무지성 신뢰를 줘야 하는 건지.
저한테 사이드엠은 이미 완결된 장르나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좋아했던 애들이 들어있던 소샤게가 죽었으니까요. 그래서 사이스타를 열심히 했던 거랑 별개로 사이스타 섭종이 저한테 큰 타격이 오진 않아요. 그래도 SideM이라는 컨텐츠를 좋아하고 담당돌을 좋아하니 완결 장르 파듯이 당분간 계속 덕질할 것 같아요. 저도 이러고 싶지 않은데….. 슬프네요. 플랫폼을 이전해서 제작, 유지 비용이 덜 드는 소샤게나 살려줬으면 좋겠지만 이건 어차피 안 될 것 같고. 다른 아이돌들 스토리도 다 볼 수 있게 아카이브나 빨리 열어주면 좋겠어요. 증간호도 너무 그립습니다…
그래도 IP가 사라지는 건 싫으니까 드씨나 코믹스 등 어떤 형태로라도 맥을 이어줬으면 하는데…
오늘 방송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다들 많이 슬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덕질 때문에 절망하고 슬퍼하기엔 너무 아까운 인생이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